부산어촌민속관 (무료관람, 체험전시, 아이와함께)
부산어촌민속관은 입장료도, 주차비도 전부 무료입니다.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솔직히 좀 의심이 됐습니다. 요즘 웬만한 실내 체험관은 아이 한 명 입장에 만 원은 기본인데, 무료라니. 그런데 직접 가보니 진짜였습니다. 게다가 평일 점심 직후에 들어가서 폐관 시간까지 눌러앉아 있었으니, 이게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무료 주차에 무료 관람, 도대체 어떤 곳인가
부산어촌민속관은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의 분관(分館)입니다. 분관이란 본관의 기능을 보조하거나 확장하기 위해 별도로 운영하는 시설을 뜻합니다. 저는 오전에 자연사박물관에 갔다가 점심을 먹고 어촌민속관으로 넘어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같은 기관 산하였던 겁니다. 그날 하루 동안 두 곳을 다 돌았는데, 운영 체계가 연결되어 있다는 게 뒤늦게 이해됐습니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마지막 입장은 오후 5시입니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관일이라 방문 전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주차장은 건물 바로 옆에 마련되어 있고, 제가 방문한 평일 기준으로는 20대 안팎의 주차 공간이 넉넉하게 비어 있었습니다. 무료 주차라는 점도 작은 것 같지만 실제로 꽤 큰 장점입니다.
공식 정보는 부산광역시 해양자연사박물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휴관일이나 특별 행사 일정이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에 한 번 들어가 보시는 걸 권합니다.
로비에 들어서면 안내 데스크와 수납공간, 유모차 보관 장소가 바로 보입니다. 작은 수족관도 입구 쪽에 있어서 아이들이 입장 전부터 눈을 떼지 못합니다. 1층에는 수유실도 마련되어 있어서, 아직 어린 아기를 데리고 와도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체험 전시, 눈으로만 보는 박물관이 아니다
제가 생각하는 어촌민속관의 가장 큰 장점은 전시 방식입니다. 단순히 유물이나 설명판을 눈으로 읽고 지나치는 방식이 아니라, 체험형 전시(Participatory Exhibition)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체험형 전시란 관람객이 직접 만지고, 조작하고, 활동에 참여하면서 내용을 습득하는 전시 방식을 뜻합니다.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고 오래 집중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1층에는 유아 어촌마을과 어린이 어촌마을이 나란히 있습니다. 제가 직접 두 공간을 다 들어가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유아 어촌마을의 체험 밀도가 더 높게 느껴졌습니다. 두꺼운 자석 보드, 소꿉놀이 도구, 색칠공부, 낚시 체험까지 공간은 작지만 손을 움직일 거리가 많았습니다. 저희 아이 지우는 아직 어려서 어린이 어촌마을은 구경 정도만 하고 넘어갔는데, 그쪽은 나룻배 체험과 그물 낚시 체험, 스탬프 찍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조금 더 나이가 있는 아이들에게 맞는 구성이었습니다.
어린이 어촌마을 쪽은 놀이감보다 정보 전달의 비중이 조금 더 높은 느낌이었는데, 그게 단점이라기보다는 연령대에 따라 즐기는 방식이 달라지는 구조라고 보시면 됩니다. 두 공간을 순서대로 다 돌면 되니까 문제될 건 없습니다.
위층으로 올라가면 성인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상설 전시와 특별전시가 이어집니다. 저희가 방문했을 때는 소금 관련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소금의 생산 방식과 역사적 가치를 다루는 내용이었습니다. 특별전시는 테마가 주기적으로 교체되므로, 같은 곳을 두 번 방문해도 다른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체험 거리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낚시 체험 — 유아 어촌마을의 대표 체험으로, 자석 낚싯대로 물고기 모형을 낚는 방식입니다.
- 소꿉놀이 — 어촌 생활을 모티프로 한 소꿉놀이 도구가 갖춰져 있습니다.
- 나룻배 체험 — 어린이 어촌마을에서 실제 나룻배 모형에 탑승해볼 수 있습니다.
- 그물 낚시 체험 — 그물을 직접 던지고 당기는 동작을 체험하는 활동입니다.
- 사진 맞추기 퍼즐, 소금 말리기 시뮬레이션, 항해 체험 등 윗층 연계 체험도 이어집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이 공간이 어떻게 시간을 잡아먹는지 알게 됩니다
솔직히 처음에는 한두 시간이면 다 보겠거니 했습니다. 작은 분관이고, 무료 시설이니까 기대를 많이 낮추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폐관 시간까지 있다가 나왔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체험형 공간이 아이의 속도에 맞게 구성되어 있어서, 어른 입장에서는 빨리 지나칠 것 같아도 아이는 한 코너에서 오래 머뭅니다. 지우가 낚시 체험 한 곳에서만 얼마나 버텼는지 모릅니다. 추운 날씨에 실내에서 아이를 데리고 시간을 보내야 할 때, 이런 공간이 얼마나 귀한지 새삼 느꼈습니다.
민속관 내부는 알록달록한 일러스트로 꾸며진 공간이 많아서 시각적으로도 자극이 됩니다. 이런 시각 환경 자극은 영유아 발달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요소입니다. 영유아 발달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색채와 패턴에 대한 노출이 시지각(Visual Perception) 발달, 즉 눈으로 들어온 정보를 뇌가 해석하는 능력 발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Children's Minnesota)
김해에서 부산으로 넘어와도 그리 먼 거리가 아니라, 저는 앞으로 종종 다시 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별전이 바뀔 때마다 이유가 생기는 셈이니까요.
무료라서 가보는 곳이 있고, 무료인데도 불구하고 또 가고 싶은 곳이 있습니다. 부산어촌민속관은 저에게 후자였습니다. 입장료가 없다는 게 장점이 아니라, 그냥 잘 만든 공간이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실내에서 반나절을 보낼 장소를 찾고 계신다면, 한 번 방문해보시길 권합니다. 가기 전에 특별전 테마가 뭔지 먼저 확인해보시면 더 알차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 참고: http://www.busan.go.kr/sea/onfolkintro#부산어촌민속관 #부산아이와함께 #부산무료체험 #부산실내나들이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유아체험관 #부산주말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