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해변에서 먹은 아사이볼 (빈티지아일랜드, 와이키키, 건강디저트)

 

하와이 와이키키에서 아사이볼 한 그릇 가격이 우리나라 카페 음료 두세 잔 값입니다. 처음 가격표를 봤을 때 잠깐 멈칫했습니다. 그래도 현지 여행객들이 줄을 서서 먹는다기에, 아이한테 아이스크림 사주겠다고 약속하고 직접 들고 나왔습니다. 결과는 예상과 꽤 달랐습니다.

빈티지아일랜드, 로얄 하와이안 센터 2층에 있습니다

아사이볼(Açaí Bowl)이란 아사이베리(Açaí Berry)를 갈아 만든 퍼플빛 베이스 위에 신선한 과일과 그래놀라를 얹은 음식입니다. 아사이베리 자체는 브라질 아마존 지역이 원산지인 슈퍼푸드(Superfood)로,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미국과 하와이에서 건강식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쉽게 말해, 과일 스무디를 그릇에 담고 토핑을 올린 건강 한 끼입니다.

제가 방문한 곳은 와이키키 내 로얄 하와이안 센터(Royal Hawaiian Center) 2층에 위치한 아일랜드 빈티지 커피(Island Vintage Coffee)입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바로 보일 만큼 위치가 눈에 띄었습니다. 와이키키 해변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중간에 들른 것인데, 걸어가는 사이에 옷이 다 마를 정도로 날씨가 더웠습니다. 그 더위 속에서 줄을 서는 사람들을 보고, 이 집이 그냥 유명한 게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웨이팅은 어느 정도 각오해야 합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도 짧지 않은 줄이 있었습니다. 매장 내부 좌석과 바깥 테라스 좌석 모두 갖추고 있어 선택지가 있었지만, 저는 해변에서 먹고 싶어서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했습니다. 영업 시간이 저녁 10시까지라 해변에서 저녁 식사 후 후식으로 들리기에도 부담이 없습니다. 위치와 영업 시간 면에서는 관광객 동선에 잘 맞춰진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와이키키 해변에서 직접 먹어본 후기

일반적으로 아사이볼은 하와이 여행의 필수 코스처럼 알려져 있습니다. SNS에서 보이는 사진마다 색감도 예쁘고, 건강하면서도 맛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솔직히 처음 한 숟가락을 먹었을 때 예상보다 달지 않아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그래놀라(Granola)란 귀리, 견과류, 꿀 등을 오븐에 구운 시리얼 형태의 식품입니다. 씹는 식감이 있어서 부드러운 아사이 베이스와 대비를 이루는데, 이 조합이 아사이볼의 핵심 텍스처(Texture)를 만들어 냅니다. 텍스처란 음식을 먹을 때 느껴지는 물리적인 식감을 뜻합니다. 그래놀라와 신선한 망고, 딸기 등이 올라가 있어서 비주얼은 훌륭했습니다.

문제는 아이의 반응이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사줄 것처럼 아사이볼을 내밀었는데, 아이 표정이 영 시원찮았습니다. 이미 가공 아이스크림 단맛에 익숙해진 탓인지, 자연 과일 본연의 당도로는 만족을 못 하는 눈치였습니다. 솔직히 저도 디저트는 달콤해야 한다는 쪽이라, 개인적으로 완전히 만족스럽다고 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가격도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디저트 한 그릇 치고는 체감상 꽤 비쌉니다. 유기농 과일과 품질 좋은 그래놀라가 들어가니 재료값이 반영된 것이겠지만, 막상 먹고 나서 가격 대비 만족도를 따지면 저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아사이볼을 처음 접하는 분이라면 이 점을 미리 알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아일랜드 빈티지 커피의 공식 메뉴와 정보는 Island Vintage Coffee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즌마다 메뉴가 바뀌기도 하니 방문 전 미리 살펴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건강 디저트로 볼 것인가, 아침식사 대용으로 볼 것인가

아사이베리에는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안토시아닌이란 강한 항산화(Antioxidant) 작용을 하는 천연 색소 성분으로, 세포 손상을 억제하고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항산화란 쉽게 말해 활성 산소가 몸속 세포를 공격하는 것을 막아주는 기능입니다. 실제로 하버드 T.H. 챈 공중보건대학원(Harvard T.H. Chan School of Public Health)에서도 아사이베리를 항산화 성분이 높은 식품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영양학적 배경을 알고 나니, 아사이볼이 왜 하와이에서 자리를 잡았는지는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막상 한 끼 분량의 그래놀라와 과일이 듬뿍 담긴 그릇을 보면, 디저트보다는 아침 식사에 더 가깝습니다. 제가 직접 먹어보니 포만감도 생각보다 꽤 있었습니다. 달콤한 디저트를 기대하고 갔다면 실망할 수 있지만, 든든한 한 끼를 원한다면 오히려 맞는 선택입니다.

아사이볼을 제대로 즐기려면 어떤 상황에 맞는지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1. 호텔 조식이 포함되지 않은 일정일 때 — 그래놀라와 과일 토핑이 충분해서 아침 대용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2. 달지 않은 건강식 디저트를 찾을 때 — 단맛보다는 과일 본연의 청량감을 즐기는 분께 잘 맞습니다.
  3. 비치 피크닉처럼 야외에서 먹을 때 — 테이크아웃 컵에 담아 해변에서 먹으면 분위기가 더해져 만족도가 올라갑니다.
  4. 아이와 함께라면 — 달콤한 음식에 익숙한 아이라면 입맛에 안 맞을 수 있으니 미리 맛을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아사이볼을 하와이 대표 디저트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디저트보다는 건강식 브런치(Brunch)에 가깝다고 봅니다. 브런치란 아침과 점심 사이에 먹는 식사를 뜻합니다. 이 개념으로 접근하면 가격도, 맛도 훨씬 납득이 됩니다.

결국 아일랜드 빈티지 커피의 아사이볼은 달콤한 디저트보다 건강한 아침 한 끼에 가깝습니다. 조식이 포함되지 않은 숙소에 머물고 있다면, 와이키키 해변을 걷기 전 들러서 한 그릇 챙기는 일정을 추천합니다. 아이와 함께라면 미리 단맛 기대치를 낮춰주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하와이 여행 중 건강하게 먹고 싶은 날, 로얄 하와이안 센터 2층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줄을 한번 서볼 만한 곳입니다.

--- 참고: https://www.islandvintagecoffee.com/en-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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